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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년 05월 01일


고향에서의 문화예술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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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혁 기자  | 작성 21-10-14 10:46  |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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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갈 수 있는 고향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행복한 사람이 다

돌아올 수 있었던 고향이 있었기에 힘든 지난날을 뒤로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으로 돌아온 것은 지난 2013년도 늦가을이었다.

현재 36만 명 가까운 원주시 인구의 2/3 정도가 타지에서 원주로 이주해 온 사람들이고, 1/3 정도가 원주에서 태어난 토박이들이다.

시인으로 문학 활동을 하는 나는 때로 주변의 다른 사람들로부터 원주의 지역성과 정체성은 무엇이냐고 질문을 받기도 한다

그럴 때면 나는 원 주는 본래의 땅으로 생명이 싹트는 곳이라고 대답한다. 그 대답은 나의 인생을 견주어 나 오는 대답이다.


 나는 원성군(예전에는 원주시가 원주시와 원성군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호저 면 무장리 간무곡이라는 작은 마을, 고개 너머 첫 집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천성적으로 몸이 약했던 나는 책을 좋아했고, 여러 날 책 읽기에 몰두하며 살았다

그것이 바탕이 되어 글을 잘 썼고, 교내에서 특별활동 대부분을 문예반에서 보냈다

글이나 문장 또는 웅변에 관련한 대회라도 있으면 곧잘 상을 받기도 하였다

담임 선생님이 장래 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글 쓰는 사람이라고 대답하기도 하였다

그러한 생각은 고교 시절까지 이어졌다

고교 시절에는 ‘ 아사달문학회 ’ 라는 고교연합 문학동아리 활동을 했었다. 이렇듯 유년 시절 고향 원주에서 보 낸 생활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은 서울을 중심으로 타지에서 보내는 삶 내내 고향에 대한 애 정과 사랑을 잊지 않았고, 결국 고향으로 귀향했기 때문이다.


 문학이란 창작활동은 본래부터 자신의 사고(思考)나 경험을 글로 쓰는 것이며, 그 글쓰기는 특별한 것 없이 홀로 하는 것이다

현재 원주에서 활동하는 문인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공동 창작이란 개념이 없다. 물론 ‘ 원주문인협회 ’ 에서 매년 발표하는 고정적인 문집은 네 권 있다.

글을 통한 고향이라는 지역을 배경으로 한 문화예술 활동은 특정한 지역에서 태어난 사람 이 특정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문화예술 활동이다.


 원주는 지형적으로 개활지이며 치악산이 둘러싼 분지다

예로부터 원주는 격전지였으며 군사요충지였다. 그래서 오랫동안 군사도시의 이미지가 쌓였다

강릉 가서 양반 자랑하지 말고 홍천 가서 돈 자랑하지 말 것이며, 원주 가서 글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원주는 예로부터 문장가들이 많은 인연을 맺었던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글이란 홀로 쓰고, 함께 평 하는 것이다. 그래서 원주 문인협회에서도 합평회란 명칭의 활동들이 있었으나 여러 가지 사유로 지금은 사라졌다.


 나는 지난 2018년도부터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을 갖고 강원도 행복추진단 위원, 강원도교 육청 교육감공약평가위원, 강원도 주민참여예산위원회위원, 원주시자치분권협의회위원, 원주 시장공약평가위원, 근대기록문화조사원 등 여러 가지 활동을 전개해 왔다

그 배경에는 고향 인 원주를 포함한 강원도의 한사람으로서 행동하고 실천하는 지식인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8년도에는 도 교육청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인 온마을학교 사업을 고향마을 인근 산현초등 학교에서 전개하면서 고향 일대를 새롭게 둘러보는 계기를 마련 했다

 그 지역에는 칠봉서원이라는 대표적인 사액서원이 있던 자리와 몇몇 문화재, 그리고 전설같은 여러 이야기들이 남 아 있다

 그중 칠봉서원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원주시에서는 원주시역사박물관을 통해 칠봉서원 복원을 계획하고 진행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대표 서원들 아홉 곳은 2019년도 에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다. 그러나 칠봉서원 복원사업 추진은 부진했고, 복원 후 어떻게 활용할지 활용에 대한 특별한 계획도 없이 오로지 복원에만 치중하고 있는 상 황이었다.

이에 원주시 미래비전 2045 수립을 위한 외부 자문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칠봉서원 복원 후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횡성군 갑천면에 있는 사회적협동조합 행인서원의 사례 를 들며 자라나는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인문학 교육장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설득한 바 있었 다.

또한, 원주이야기학교협동조합 사무국장으로 재임 시절에 칠봉서원 활용에 대한 사업계획 을 수립하여 협동조합의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추진하고자 한 바 있었다

또한, 도로명 주소 통용으로 인해 이야기와 전설이 담긴 옛 지명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원주 지역의 옛 지명 알아보기교육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전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활동의 배경에는 고향에 대한 애틋한 정과 사랑, 감사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원주 기업도시 건설과 정착에 따라 내가 태어난 마을 인근에 있던 다른 여러 마을 사람들이 마치 댐 건설에 따른 수몰 지역 사람들처럼 고향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를 한 지 몇 년이 지났다

졸업한 원주시 지정면 신평초등학교 지역을 돌아보면 다정했던 마을과 마을 사람들은 사라지고 휑한 몇 개의 고가 도로만 하늘 높이 놓여있는 상황이다

그러한 모습을 볼 때마다 문득 잃어버린 옛 시절이 떠오른다

지역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우리는 우리의 격조 높은 고유 전통문화를 참 많이도 상실해 왔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고향에는 뜻있는 사람들이 있고, 인생 2막을 앞두고 귀향하는 사람들 이 생겨나고 있다

예를 들면 원주시 지정면 안창리 살구나무예술농장 박전하 대표(과거 고교 시절 활동했던 아사달문학회설립자이며, 현재 원주 감영에서 진행되는 원주문화재야행 총 감독이기도 함.)라든가 무장리 인근에 있는 매화마을인 호저면 매호리 자담농원 이기만 대표 (진광중·고등학교 전임 총동문회장이었으며, 현재 섬강청·장년회 부회장임.) 같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나와는 오랜 인연을 맺은 명망 있고 훌륭한 견문을 익힌 사람들이다.

그들과 고향의 아름답던 옛 문화와 전통을 되살리는 일에 앞장서고자 한다

그리하여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을 계승·발전시켜 가고 싶다


 인류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면 아무리 과학과 기술이 최 첨단으로 발전해 간다 해도 그 속에는 면면히 흐르는 전통이 남아 있다

옛것이라고 모두 시 대에 뒤떨어진 것만은 아니다. 미래 시대를 비추기 위해 현대에 되살려야 할 것들이 많다

그러한 문화와 생활 속에서 빚어진 예술을 복원하는데 하나의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물론 내가 하는 예술 장르인 문학과 글쓰기를 통해서 그러한 일들을 이루어 가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초고령화되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는 농촌을 아름답게 유지하고 가꾸어 가며 고 향을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의미 있는 노년을 보낼 수 있는 터전을 만들고 싶 은 것이다.

그러한 뜻을 위해 지금도 여전히 원주시 서부 5개리(무장1·2, 매호리, 산현 리, 용곡리) 청장년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 섬강청 · 장년회 모임과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석하고 있으며, 마을공동체 지원사업 전개 등 여러 가지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현재 문화 예술의 지방분권 흐름이 거세지고 있으며, 생활 문화 예술이 등장하여 크게 회자되는 상황이다


 생활문화예술인들의 역량 강화와 공동체 및 협의체 구성, 그리고 올바른 지역내 생활문화 예술의 정착을 위한 첫걸음으로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7주 차에 거쳐 원주문화재 단에서 시행한 <‘2021 ()원주문화재단 생활문화 매개자 양성사업>에 교육생으로 참여했었다.

수업 종료 시점 과제물이었던 생활 문화 매개자로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기획물 제출 시 일상의 틈에서 찾는 구원의 글쓰기란 제목으로 삶에 지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생활 문화 매개자 양성 사업을 기획한 바 있다

이 기획을 고향 원주에서 실천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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