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05-03
  • 2024년 05월 03일


부모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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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혁 기자  | 작성 21-12-08 15:34  |    댓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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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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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친 부모가 자녀를 학대한 사건이 뉴스에 자주 등장했다

아동학대 가해자 80%가 친부모로 드러나 충격적이었다

SNS에서 아무나 아이를 낳게 해선 안돼

자격 있는 부모들이 아이를 낳아야 해라는 말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었다고 한다. 

  아이를 낳으면서 우리는 부모가 되었다

부모가 될 때 훈련을 받은 적도 없고, 미리 자격증을 취득하지도 않았다

사랑의 결과물인 자녀를 키우는 일은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며, 어느 누구도 이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것 같다

아무리 많이 배우고, 돈이 많아도 자식 농사는 제일 힘든 과업이다.


  서두에 제시한 것처럼 자격 있는 부모들이 아이를 낳아야 한다면 이 세상에 몇 명의 부모가 존재할까

국가는 저출산으로 위기 의식을 갖고 있다

젊은이들은 ‘N포시대라 하여 모든 것을 다 포기한다는데, 이 시국에 그런 기준을 내세운다면 인류가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나 역시 철 없이 자녀를 키웠다

지식이 부족해 양육 관련 책을 임신할 때부터 읽고 준비했지만, 막상 아기가 태어나니 울거나 보챌 때면 당황스러울 때가 많았다

돌이 되기 전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엄마의 감각으로 아이의 상황을 짐작해야 했다

그런 밤에는 자지 않고 뜬눈으로 지새워야 했다

눈을 마주 보며 알아듣지도 못하는 옹알이에 대응해야 했고, 동작 하나하나에 반응해 주어야 했다.

  부모의 자격증은 어떤 기준으로 줄 수 있을까

학력 위주로, 아니면 재산의 소유 여부로

어지러운 세상을 살면서 부모 되기조차 힘든 시기다.


  부모도 불완전한 사람이다

어릴 적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가 있는 사람도 많다

희로애락의 감정을 가진 부모도 때로는 이성보다는 감정에 치우칠 때도 있다

그래도 부모는 누구나 내 자녀가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행복해지기를 기대한다.

  자녀가 육체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에는 좋은 영양을 공급하며 뒷바라지하면 된다지만, 정신세계가 확장되는 사춘기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곤혹스러울 때가 많았다

10대의 광란기. 이 시기에 아이들은 자의식이 커져 자기중심적 사고가 왕성해진다

자연스럽게 자아가 형성되도록 부모는 도와주어야 한다.

  부모 나이는 몇 살인가

여기에서 부모 나이는 생물학적 부모가 살아온 나이가 아니라, 자녀를 낳아 부모가 된 나이를 말한다

결국 자녀가 열 살이면 부모 나이도 열 살이다. 부모 역시 미성년자인 것이다

자녀가 사춘기를 겪을 때 부모도 사춘기인 셈이다. 어쩌면 자녀와 부모는 같이 성장하여 나가는 것이다

실제 나이로 어른이 되어 대하지 말고 눈높이를 낮추어야 함을 이제야 알 것 같다

친구가 되어야 자녀를 이해하게 되는 이유도 알 것 같다.


  부모에게 내 목숨보다 소중한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당연 자녀일 것이다

나보다 더 좋은 부모 만났더라면 좋았을 텐데라고 안타까워하며 우는 사람은 부모다

그런 부모인데도 자녀를 키우는 방법을 잘 몰라 힘들어한다

어미 새가 알을 품어 주듯이 우리는 자녀를 품어 주어야 한다

그들이 푸르른 하늘 위를 날아갈 힘은 부모의 온기로부터 시작된다.

자녀가 힘들 때 고민을 얘기할 수 있다면 좋은 부모인 것이다.

  자녀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자란다고 한다

놀랍게도 말보다는 부모 행동의 이면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친다.

  사랑과 관심은 부족해도 넘쳐도 문제가 된다

부모는 존재 자체로 아이에게 힘이 된다

이 세상에는 완벽하게 나를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세상 누구보다 완벽하게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은 있다

끝까지 자녀를 포기하지 않고 믿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부모의 자격이다.

 

 <작가 약력>

시조사랑(2019) 시조 등단. 청명시조문학상, 동서문학상(수필부문)수상

시조집: 내 영혼에 수를 놓다, 수필집(공저)울음을 풀다, 토요일 오전10시 우리는 행복했다 

()한국시조협회 강원기독문인회 원주문인협회 회원, 원주수필 원주여성문학인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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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님의 댓글

김영희 작성일

'자녀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자란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자녀를 사랑하고 행복을 바라는 마음이야 예나 지금이나 다름 없겠지만,
가끔 안타까운 부모들의 등장에 당혹스러워지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