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共存) / 김지운 (시조)시인의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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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혁 기자 |
작성 22-01-10 1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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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共存)
김 지 운
너는 빨랫줄
너를 붙잡고 있는 나는 빨래집게
저 멀리
푸른 하늘에
가끔 무거운 구름을 이고 산다
축축한 빨래
네 몸에 걸쳐지면
햇살에 노래하며 바람 속의 춤 사위에
젖은 날을 말려본다
가볍게 매달린 양말과 스카프
자주 만나는 수건과 속옷들
때론 너의 줄조차 위협하는 무거운 외투도
온종일 하나 되어 견디다 보면
그 무게 서서히 공중으로 흩어지고
가벼워진 온몸이
나른해진 석양 무렵
바지랑대 내리면서 고단한 짐 거둬 가면
살포시 별들 내려와
허전한 맘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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