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04-29
  • 2024년 04월 29일


공존(共存) / 김지운 (시조)시인의 신작

페이지 정보

박주혁 기자  | 작성 22-01-10 12:05  |    댓글 0건

본문



공존(共存)

                                             김 지 운


너는 빨랫줄

너를 붙잡고 있는 나는 빨래집게


저 멀리

푸른 하늘에

가끔 무거운 구름을 이고 산다

축축한 빨래

네 몸에 걸쳐지면

햇살에 노래하며 바람 속의 춤 사위에

젖은 날을 말려본다


가볍게 매달린 양말과 스카프

자주 만나는 수건과 속옷들

때론 너의 줄조차 위협하는 무거운 외투도

온종일 하나 되어 견디다 보면

그 무게 서서히 공중으로 흩어지고


가벼워진 온몸이

나른해진 석양 무렵

바지랑대 내리면서 고단한 짐 거둬 가면

살포시 별들 내려와

허전한 맘 위로한다

     


    저작권자 ©미디어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전 기사

김영희 시인의 신작시 / 겨울 편지

다음 기사

마주 본다 / 유안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