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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冊)을 잘 만드는 기자(記者) / 김향숙(한지공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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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혁 기자  | 작성 22-01-27 10:07  |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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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을 잘 만드는 記者

한지공예가/ 김향숙

 

지난 연말, 자서전을 탈고하였다는 절친 박 기자의 문자를 보았다.

며칠 후, 과연 독립출판으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작업하였다는 ‘경아 이제는 안녕’

수필집 이미지를 구글링했다.

그리고 선물을 받았다. 

주식? NO!

자서전의 저자에게 조르고 졸라 따끈따끈한 수필집 ‘경아 이제는 안녕- 나의 아홉 가지 이야기’를 선물 받은 것이다.

프롤로그를 펼쳐보니 ‘ 저는 사람과 사람, 또는 사람과 사회의 관심을 말과 글로써 나타내는 일들을 업으로 30여 년을 해왔습니다….’ 라고

기술하였다. 익히 들었던 기자의 일, 틈틈이 남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해 주는 일에 대한 소회의 글이었다.


사실 박 기자는 정론·직필을 구사하던 신문사의 기자였다. 

인물이나 사물을 예리하게 통찰하고 분석하는 특별한 눈을 가졌다. 

그래서 정의롭지 않거나 불공정한 이슈에 민감했던 젊은 날의 사회는 불이익했고 불편부당했다고 고백했던 시간이 있었다. 

원불교에 귀의하면서 더 큰 눈으로 11권의 책을 만들었는데 최근 발간한 책도 함께 선물로 받았다.

 박 기자의 글쓰기 재능은 타고난 듯, 초등학교 무렵부터 담임 선생님의 가정통신란에는 꼬박꼬박 기록이 되었다. 

‘글짓기에 탁월한 재능이 있습니다’, ‘글짓기에 재질이 있으니 잘 키워 주십시오’ 이 말 때문일까? 

요즘 같으면 몇 수를 해서라도 의사나 약사가 되었을 텐데 박 기자는 오로지 ‘글짓기’에만 몰입했다고 한다.


P 46의 ‘나는 월요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제하의 내용을 보면 도서관에 관한 부분인데 

‘나는 월요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은 월요병으로 인해 월요일을 꺼리지만 나는 도서관을 갈 수 없으므로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한다. 

기자의 방대한 독서량은 필자도 확인한 바 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가는 데 차마 들 수도 없을 정도의 책들이었다. 

‘책 먹는 하마’라고 해야 할까?

 

박 기자의 첫 수필집 ‘경아 이제는 안녕 - 나의 아홉가지 이야기’ 특징을 꼽으라면 기자의 서양화가 삽화로 게재되어 있다. 

틈틈이 취미로 그렸다는 서양화는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드는 유려한 색채로, 천경자 화백이 보았다면 비슷한 화풍에 놀랐을 것 같다. 

주로 꽃을 그렸고 제주도의 대자연을 판타지 하게 표현했다.


 함께 선물 받은 ‘자곡동 편지’는 기자가 45여 일을 원고 교정하고 사진을 찾고 표지 디자인에 사용할 아이디어를 출판사 측과 주고받으며 최종 인쇄승인을 했다고 한다. 


원불교 교무님의 편지들을 묶어 펴낸 내용이었다.

내용 중에 ‘엊그제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죽비를 맞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기자는 그 말로 부동산정책 실패를 자인한 것이라고 썼더군요. 대통령은 서울과 부산의 시장 보궐선거를 두고 민심을 읽었다는 뜻을 불교의 수행 문화를 빌려 에둘러 표현한 것이겠지요. 이 말이 생경한 사람은 포털사이트에서 죽비를 검색해보았겠지요. 죽비는 불구(佛具)입니다. 대나무의 마디 아래쪽에 두 갈래를 낸 뒤 틈을 벌려 두드리면 소리가 납니다’


필자도 죽비가 뭔지 궁금해서 검색을 해보니 심신이 흐트러지면 정신을 깨우기 위해서 또는 어깨를 살짝 쳐서 조는 스님을 경책하는 도구라고 한다. 

한 달 후 ITQ 자격시험에 응시하려고 공부를 하는 중인데 집중이 잘 안 된다. 

죽비를 하나 사야 하나 싶다.

선물 받은 책, 작가의 명함 같은 ‘경아 이제는 안녕’,‘자곡동 편지’ 두 권의 책을 읽으며 사색의 시간, 자극의 시간을 선물해 준 거 같아 

다시 한번 기자의 깊은 뜻을 헤아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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