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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시조시인의 신작 / 예지랭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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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혁 기자  | 작성 22-02-07 15:35  |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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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랭이*의 꿈

                                                         김 지 운 / 시조시인


흙 묻은 널 깎으며

긴 세월 패인 흔적

부딪혀 닳아져서 그믐달 된 모진 세월

거친 손

주름 늘면서

내 청춘도 흘러갔지


벗겨진 뽀얀 감자

새로운 삶을 열면

어느새 굽은 허리 펴보지도 못한 날들

별 뜨는

뜨락에 서서

숨 고르며 하늘 보네


어미젖 빨아먹은

자식들은 둥지 떠나

빛바랜 시간 속에 흰 눈마저 내려앉고

늦은 밤

보름달 되어

온 세상을 밝혀주리





*예지랭이 : 강원도 방언으로 감자 깎는 놋수저를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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