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운 시조시인의 신작 / 예지랭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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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혁 기자 |
작성 22-02-07 15:35 |
승인 22-03-15 1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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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랭이*의 꿈
김 지 운 / 시조시인
흙 묻은 널 깎으며
긴 세월 패인 흔적
부딪혀 닳아져서 그믐달 된 모진 세월
거친 손
주름 늘면서
내 청춘도 흘러갔지
벗겨진 뽀얀 감자
새로운 삶을 열면
어느새 굽은 허리 펴보지도 못한 날들
별 뜨는
뜨락에 서서
숨 고르며 하늘 보네
어미젖 빨아먹은
자식들은 둥지 떠나
빛바랜 시간 속에 흰 눈마저 내려앉고
늦은 밤
보름달 되어
온 세상을 밝혀주리
*예지랭이 : 강원도 방언으로 감자 깎는 놋수저를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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